실업수당 한국어 신청 가능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실직한 정승호(50·LA)씨는 꼬박 1주일이 걸려 실업수당 신청을 끝냈다. 웹사이트에 표시한 대로 링크를 눌렀지만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도움말을 듣고 정보를 찾아야 했다. 정씨는 “신청을 하고 나서도 2주마다 업데이트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읽는 것도 스트레스였다”며 당시 겪은 어려움을 들려줬다. 하지만 앞으로 캘리포니아주 고용개발국(EDD)에 실업수당이나 장애인 수당을 신청할 때 한국어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LA카운티수피리어 법원은 지난 24일 LA법률보조재단(LAFLA)을 비롯한 이민자 권익옹호 단체들이 이민자들에게 제대로 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EDD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국어 등을 추가한 이중언어 서비스를 강화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EDD는 올해 말까지 한국어 상담안내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며 2024년 4월까지 한국어로 된 포털 사이트를 가동해야 한다. 현재 EDD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이중언어는 스패니시가 유일하다. 주중 전화 서비스의 경우 스패니시, 중국어(광둥어·만다린), 베트남어만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연말까지 상담안내 서비스에 한국어, 타갈로그어, 아르메니아어를 추가해야 한다. 웹사이트도 한국어를 포함해 가주 주요 언어 7개로 운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EDD 이용자의 언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해당 언어로 문서와 상담 등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영어 구사가 어려운 이민자들이 실업수당 등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이중언어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LAFLA, 아태정의진흥협회(AAAJ), 아시안법률코커스(ALC), 가주노동자권익센터(CWR) 등 단체들이 연합해 제기한 것이다. 팬데믹기간 동안 1세 한인들을 대신해 실업수당 신청을 도운 LA한인회와 LA한미연합회도 이중언어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한인들의 사례들을 전달해 소송에 힘을 보탰다. 이번 소송을 주관한 LAFLA 산하 언어서비스부서의 특별자문 조앤 이 변호사는 “한인 이민자들은 주 정부 기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한국어 도움을 원하면 EDD는 전화를 이용한 통역관을 즉시 제공해야 하고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문서 역시 선호하는 언어로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EDD 뿐만 아니라 세입자 구제 프로그램을 운영한 주택국, 법원 등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 정부 기관들의 언어지원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케이스를 계기로 다른 부처와 기관에도 이중언어 서비스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연화 기자실업수당 한국어 이중언어 서비스 실업수당 신청 한국어 서비스